작성일 : 07-08-23 13:56
잃어버린 이라크, 중고 자동차 시장
 글쓴이 : 이지영
조회 : 1,958  
잃어버린 이라크 중고자동차 시장,
다시 찾을 수 있을까?


한국 수출 품목 중의 한몫을 차지했던 이라크를 향한 중고자동차 시장이 이라크 정부의 새 차 수입 방침으로 길이 막혀있다. 현재 이라크 정부에서는 2005년 식 새 차 수입만을 허용하고 있는 상태이고 어려운 현실에 처해있는 이라크 사람들은 새 차를 살 형편이 못되고 있다. 이라크 전쟁이 터진 2003년 3월 이후 지금까지 3년에 걸쳐 매해 이라크에 들어간 한국 중고자동차는 평균 20 만대, 총 60만대 정도가 된다. 한 대당 평균 2,000$로 계산할 경우 대략 1,200,000,000$ (14억불)에 해당된다.

한국무역협회의 자료에 의하면 2003년 한 해 전체 중고 자동차 수출은 163,059 대이고, 2004년에는 273,878 대였지만 2005년 3월 상반기까지는 겨우 14,270대에 불과하다. 이렇게 중고 자동차 수출 수가 급 감소한 이유는 이라크 시장이 막힌 것이 가장 큰 이유이다.

이라크 정부에서는 너무 낡은 중고 자동차들이 들어오다 보니 매연으로 인한 심각한 환경오염이 발생되고 또한 자동차에 기름을 넣기 위해 주유소에 서있거나 가는 곳마다 차들이 밀려 교통 체증이 야기 되고 중고차 값이 너무 싸다 보니 자주 폭탄 테러에 이용한다는 이유로 연식 제한을 했다. 그러나 현재 이라크 경제 사정을 고려한다면 2005년 식 새 차를 살 수 있는 이라크 인들이 과연 몇이나 될 수 있을까 의심스럽다. 이곳 요르단의 자동차 딜러들 사이에는 미국회사나 일본회사들이 새 차를 팔기 위한 물 밑 거래가 있었을 것이라는 소문도 있다.

현재 요르단의 자르카 도시에 위치한 자유무역지대에는 2004년도 이하 모델 한국 중고자동차 2만대가 이라크 주인을 기다리며 묶여 자동차 딜러들의 애를 태우고 있다. 자동차 판매를 위해 매일 자르카 자유무역지대에 출근하고 있는 수헤르 (35세, 중고차 딜러)씨는 세워져있는 중고 자동차들을 넓은 바다에 비유했다.

지난해 2004년 11월, 이라크 정부에서는 2000년도 이하 모델에 대해 수입금지 조치를 취했고, 더 나아가 2005년 9월에는 2004년도 이하 모델에 대해서도 수입금지 조치를 발표했다. 현재 요르단 자르카 자유무역지대에 묶여 있는 차량들은 바로 이런 정부의 새로운 규정이 발표될 때를 전후해 한국을 출발해 요르단에 도착한 차들이다.

2만대의 차량 중에서 2000년도 이하의 중고차는 전부 8000대 가량이다. 2000년도 이상의 모델 중고차에 대해서는 요르단 시장을 겨냥해서도 판매할 수 있지만 2000년도 이하 모델 차량은 이라크 시장을 목표로 가져온 차량들이라 이라크가 아니면 요르단에서는 판매 가능성이 없고 다른 주변 아랍 국가들도 연식 제한이 있어 이라크 문이 열리지 않는 한 자동차 부품이 될 수밖에 없다.

8000대의 차량들 중에서도 6000대의 차량은 한국 중고 자동차 딜러들의 소유로 대당 평균 2,000$로 환산할 경우 12,000,000$의 돈이 움직이지 못하고 묶여 있는 상황이다. 6000대의 차량을 소유하고 있는 회사들은 대명 모터스, 대우 자판, 서울 경매 등이다.

이라크 정부의 중고자동차 연식 제한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는 비공식적으로 조금씩 들어가던 차량들마저 지난 11월 9일에 터졌던 암만 호텔들 폭탄 테러로 인한 이라크인 요르단 입국 절차가 까다로와져서 거의 중단된 상태가 되었다. 거기다가 12월 15일에 있었던 이라크 총선을 맞아 총선 1주일 전부터는 아예 국경 자체를 폐쇄하여 이라크 인들이 요르단에 입국을 할 수 없어 비공식적인 거래조차 중단되었었다. 그러나 묶여 있는 2000년도 이하 중고 자동차를 소유하고 있는 사람들은 총선이 끝나고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 내년 초에 특별한 예외적인 규정을 발표하지 않을까하는 한가닥 실날같은 희망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중고차 판매를 위해 대명 모터스에서 암만에 나와 1년째 살고 있는 김사장 (39세)은 2000대의 자동차를 암만에 가지고 있으면서 한국 정부차원에서 자동차가 이라크에 들어갈 수 있도록 갖은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것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현했다. 이라크 시장은 한국 중고자동차로서는 큰 시장이고 중고자동차가 들어가다 보면 그에 따른 부품들도 함께 딸려 들어가게 되고 여러 가지로 달리는 홍보가 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보면 결국은 한국 상품들의 수출 매출을 올리는데 큰 공헌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몇 몇 개인의 힘으로는 부족하고 정부가 나서서 이를 해결해야한다는 것이 그의 의견이다.

이제 한 수 더 떠서 그동안 연식 제한 없이 들어오던 요르단 중고 자동차 시장에도 빨간 불이 들어와 새 해부터는 5년 이상의 자동차만 허용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고 있어 요르단으로 연식 제한 없이 보내고 있는 차량도 계획성을 가지고 수출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