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1-05-05 22:16
시리아, 제 2의 하마 유혈사태 맞을 것인가?
 글쓴이 : 이지영
조회 : 2,009  
* 시리아, 제 2의 하마 사태를 맞을 것인가?
하마 사태란 무엇인가?



하마라는 도시는 다마스커스와 북부 도시 알렙포 사이의 중간 지점에 위치한 중부 도시이다. 수도 다마스커스에서는 북쪽으로 차로 2시간 정도를 가면 된다. 하마 한가운데를 흐르는 오론테스 강은 중부 지역을 적셔주는 젖줄이다. 하마는 성경에 기록된 옛 아람왕국의 하나인 하맛 왕국의 수도로 이곳을 관광객들이 찾는 이유 중의 하나는 오론테스 강변에 설치된 대형 수차 즉 물레방아 때문이다. 이 물레방아는 아랍어로 노리아스 (Norias)라고 불리워진다.

지금은 관광객들이 물레방아를 보러 구경도 가고 겉으로 볼 때는 평화스럽기 짝이 없지만 이곳은 과거 피로 얼룩진 무섭고 한 맺힌 역사가 남아 있는 곳이다. 현재 인구 50만명 정도 되는 하마 시는 1982년에 있었던 무슬림 형제단의 무장봉기와 유혈진압으로 아직도 분위기는 많이 침체되어 있고 이곳 사람들은 잘 웃지도 않는다.

1982년 2월 시리아 이슬람 원리주의 단체인 무슬림 형제단은 대통령 하페즈 알 아사드의 알라위파가 많이 사는 하마시를 장악하고 전국적인 봉기를 선동했다. 이곳 하마는 다른 도시와 마찬가지로 이슬람 순니파가 절대 다수이다. 그런데 소수파인 알라위파가 중앙 권력을 독점하고 모든 개발 정책을 좌지우지해오자 이에 반감을 갖고 하마와 알렙포 시를 중심으로 정부에 반정부 운동을 이끌었다. 이때부터 폭탄을 몸에 지니고 가서 공격하는 자폭 테러가 생기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계속되는 팔레스타인, 이라크에서 자행되고 있는 자폭의 원조가 바로 이 때부터 시작되었다.

이에 대통령이었던 하페즈 알 아사드는 무력 진압을 선포하고 좁은 골목길마저 탱크로 부셔가면서 까지도 이들을 색출하고 죽이기 시작했다. 이미 죽은 사람은 확인 사살을 할 정도로 무자비하게 하마 시내 구석 구석까지 찾아내 무슬림 형제단들을 씨를 말렸다. 이 무자비한 진압으로 하마시내에 있던 옛 궁전과 이슬람 사원도 사라져 버렸다. 이런 피의 역사가 얽혀있는 곳이긴 하지만 29년이 지난 지금은 잠잠해졌고, 수차를 보러 오는 관광객들로 발걸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데모 당시 정부(고 하페즈 알 아사드 대통령) 당국에서는 식수는 물론 전기, 음식물 등의 공급 노선을 모두 차단하고 잔인하게 테러를 감행하였는데 이 때 죽은 사람들의 수가 3만 명에 이른다. 생존자의 증언에 의하면 밤새 일터에서 일하느라 집에 못 오고 그 다음날 집에 와보니 아버지는 물론이고 그의 형제들이 묶여진 상태에서 그 전 날밤 총살을 당했다고 한다. 이 때 죽은 시신들은 강 건너 편에 묻어 두었는데 그 후 정부는 이런 사실을 부인 및 은폐하려 하였고 그 방법 중에 하나가 바로 수천명의 시신이 묻혀있던 곳과 집들이 있었던 곳에 “Apamea Cham Palace""라는 오성급 호텔을 지은 것이었다. 아파미아 샴 팰리스 호텔 근처에는 오론테스 강변에 세워진 수차들이 많이 있다.

오른테스 강변에 있는 하마의 수차는 지름이 10-22m나 되고 14세기경에 만들어져 오론테스 강물을 끌어다 농사를 짓는데 쓰여지기 시작했다. 원래 32개였는데 지금은 17개만 남아 있다. 지금도 수차는 시원한 물소리를 내며 돌고 있어 관광객들의 좋은 사진 모델이 되고 있을 뿐이다. 물레 방아 중 유명한 것으로는 “알 모함마디야” (Al-Mohammediyyeh)라고 하는 것인데 이 물레 방아로 “그랜드 모스크”에 물을 공급하고 있다.

성경에서는 아람의 독립국가 중의 하나인 하맛 왕국의 수도였다. 다윗과 솔로몬 시대 때 (주전 1000-922년)에는 하마의 아람 왕과 이스라엘간의 교역이 이루어졌을 만큼 이스라엘과의 관계가 돈독했었다.
하맛 왕 도이는 다윗과 우호 관계를 유지하였으며 (삼하 8:9-10) 솔로몬은 여기에 국고성을 세웠다 (대하 8:4). 하맛은 주전 720년경 티글랏블레셋 III세와 사르곤 II세에게 점령되었고, 하맛 시민들은 앗수르로 포로로 끌려가거나 이주 정책에 의해 이주됨으로써 역사에서 막을 내리게 되었다.

29년이 지난 2011년, 시리아는 1982년 이후 처음으로 반정부 민중 시위가 크게 발생했다. 29년전 하마 학살 때 아버지였던 고 하페즈 알 아사드는 무력 진압에 성공했지만, 세월이 흘러 인터넷 및 휴대폰이 판을 치는 현대판에 와서 지금도 유혈진압으로 언론을 잠재우고 성난 시리아 시민들을 그리고 도시들을 잠재울 수 있을지 세계 이목이 관심을 갖고 있다. 시리아 사람들은 거의 30년 동안 하마 사태를 잊지 못하고 울분이 쌓여 있었는데 그런데도 말도 자유롭게 할 수도 없었는데 그래서 그런지 그 울분이 또 한번 폭발한 것 같다.

2000년 하페즈 알 아사드는 노환으로 죽었고 그의 둘째 아들 바샤르 알 아사드가 그의 뒤를 이어 대통령이 되었다. 중동은 대체적으로 왕정이지만 시리아는 대통령제이다. 원래 큰 아들이 대통령이 되었겠지만 안타깝게도 큰 아들은 교통사고로 죽었다.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은 영국에서 의대 안과를 전공했다. 처음 그가 대통령이 되었을 때 그의 나이는 35세였다. 시리아 헌법상 40세가 넘지 않으면 대통령이 될 수 없었지만 헌법이 바뀌고 대통령이 되었다. 서양에서 유럽식 교육을 받았고 젊었기 때문에 처음에 뭔가 자유와 개방의 물결이 보여졌다. 한 예로, 과거 외국인들은 시리아에서 돈을 송금할 수도 송금받을 수도 없어 늘 요르단으로 나왔었다. 그런데 젊은 사람이 대통령이 되고서부터는 송금도 자유로와졌다.

초창기 자유와 개혁을 실천하려했던 젊은 바샤르 대통령 시리아 정부를 향해 왜 시리아 시민들은 화가 났을까? 그것은 바샤르 알 아사드가 대통령이 되면서부터 빈익빈 부익부가 더 심해지고 있고 서민들은 생활고로 찌들었기 때문이다. 서민들은 굶어죽게 생겼는데 대통령과 그 측근들과 친인척들만 모든 경제권과 정치권을 다 차지하고 잘 먹고 잘 살고 있는 실정이다. 이란 이라크 피난민들의 수도200만 정도 되는 것으로 추정되고 유엔이나 서방세계로부터 정착금과 구호품이 엄청나게 지원되고 있지만 여태껏 제대로 전달이 된 예는 없다고 한다. 보급을 중단하면 그 핑계로 피난민들을 모두 쫓아내기 때문에 정착금과 구호품을 중단할 수가 없다고 한다. 시리아 자국인들도 월급은 작고 날마다 뛰는 물가 때문에 생활고에 시달리는데 몸이 아파 보건소에 가도 하루 종일 기다려야하고 겨우 항생제나 싸구려 약을 좀 타오는 것이 고작이다.

2011년 3월부터 반정부시위 이후 지금 5월초까지 500명이 넘는 시민들이 무력진압에 의해 죽었다. 앞으로 정부를 향한 전국적인 반정부운동은 그칠줄 모르고 확산되어갈 것 같다. 제 2의 하마 사태가 될 것인지 아니면 국민들의 요구를 수용하고 이집트처럼 잠잠해질 것인지는 시리아 정부의 현명한 판단에 달려있다고 생각된다.

우리가 시리아 사태에 관심을 갖어야 하는 이유는 시리아 사태는 단순한 독재자 제거나 민중 봉기가 아니고 더 크게 생각하면 중동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고 우리 한반도와도 관련이 되있기 때문이다. 현재 시리아에는 북한 대사관은 있어도 우리 남한 대사관은 없는 상태이다. 우리와는 아직 외교관계가 맺어져 있지 않다. 작년 2010년 코트라 무역 사무소만 수도 다마스커스에 들어가 있는 상황이다. 북한으로부터 미사일과 핵기술을 받아들인 이란은 다시 시리아에 미사일을 넘겨주었다. 시리아는 과거 이스라과 적대적인 레바논의 시아파 헤즈볼라에 많은 수의 미사일을 전해주었다. 그리고 시리아 또한 북한과 유착해 핵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그런지 시리아는 북한과의 관계가 남다르다. 반면 남한과는 외교관계 맺는 것을 주저하고 있다.

만에 하나 미국이 시리아 사태에 개입을 할 경우, 레바논의 헤즈볼라와 이란은 수수방관하지 않고 개입할 것다. 그러면 이스라엘은 또한 즉각 이란을 공격할 것이다. 그렇게 될 경우, 중동은 핵전쟁의 소용돌이 속으로 들어가 어쩌면 세계 제 3차 대전이 발발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시리아와 이란은 북한과 관련이 되있기 때문에 시리아의 사태는 한반도 문제와 직결이 되있다. 시리아 사태는 이집트나 리비아 그리고 예멘과는 조금 다른 것 같다. 일단 지리적인 위치도 중동의 중앙에 그리고 이스라엘의 바로 옆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만약에 미국이 시리아를 잘못 건드렸다가는 중동이 불바다가 될 소지가 많이 있어 미국도 신중에 신중을 기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미국이 이라크 전쟁 이후 아프간 전쟁 등 그 동안 많은 돈과 군력을 전쟁에 소비했는데 이번에 중동 곳곳에서 터지고 있는 사태를 어떻게 다룰 것인가 하는 것은 앞으로 미국의 미래의 사활이 걸려있기도 하지만 중동 평화를 위해 신중한 판단과 결정이 요구된다. 젊은 대통령 바샤르 알 아사드가 계속해서 대량학살을 강행하면서 시리아내 제 2의 하마 유혈 사태를 자초할지 아니면 시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개혁 정치를 이룰지 현명한 판단과 결정을 기대해본다.



암만, 요르단에서

이 지영 올림


이지 여행사 Easy Travel & Tourism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