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1-05-07 23:13
중동, 아랍 혁명?
 글쓴이 : 이지영
조회 : 1,726  
*중동,아랍 혁명? 개방만이 살 길이다.


2011년은 중동 역사에서 획기적인 해이다. 중동 전반 국가들에서 아랍 시민 혁명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19세기 초반 모든 중동국가들은 영국이나 프랑스의 식민 통치에서 독립을 하게 되었다. 서양 국가에서 독립을 한다는 명분으로 한결 더 단결을 하였었다. 그러나 20세기 초반에 와서 아랍 민중들은 그 동안 장기 독재, 언론과 결사에 대한 자유 억압, 고물가, 낮은 임금, 청년층 실업 등 사회.경제 문제들로 늘 고통스러웠는데 그런 불만이 그만 폭발하고 말았다. 이제 아랍 시민들은 통치자들의 오랜 독재와 만연한 부패에 신물이 나고 분노가 치밀어 시위가 격화되고 있다. 서방세계와의 문제가 아니고 순수하게 내부적인 문제가 터졌다.

처음 북아프리카에 위치한 자그마한 나라 튀니지에서 시작한 아랍 혁명은 그 불길이 이집트로 그리고 리비아로 겉잡을 수 없이 확산되었다. 리비아 카다피 대통령은 최후의 순간까지 대통령직을 지키겠다고 하여 결국은 나토에서 리비아를 공격하게 되었다. 이집트 후스니 무바락 대통령은 금방 하야를 하였다. 이집트 시민들은 자신들이 스스로 민주주의를 이루었다는데 대해 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예맨의 장기 독재 대통령 알리 압둘라 살레의 퇴진에 대한 데모는 이미 수년전부터 있어왔다.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은 현재까지 33년간을 통치를 해왔다. 그래서 예맨은 이미 몇 년 전부터 정세가 불안정했었다. 그래서 여행사를 하는 내가 그곳에 여행객들을 보내다 중단을 할 수 밖에 없었다. 그 뒤로 요르단, 바레인, 오만 등 위의 언급한 같은 문제로 데모와 폭동이 일어났다. 그리고 맨 마지막에는 시리아에서 3월 18일, 시리아 남부지역인 데라에서부터 전국적으로 자체적인 봉기가 일어났다.

2011년 아랍 국가들의 혁명은 외부의 간섭이 아니고 자체적인 국내문제이고 자국민들의 자발적인 봉기며 혁명이라는데 의의가 있다. 인터넷이 발달하기 전에는 독재자들은 전기선 하나만 내리면 시민들의 귀와 눈을 다 막을 수 있었다. 폐쇄정책을 써왔기 때문이다. 어디에선가 폭동이 일어나도 탱크로 가서 다 밀어버리고 쉬쉬하면 끝났었다. 그러나 지금은 세상이 달라졌다. 때가 때인 만큼 모든 것은 인터넷을 통해 보고 들을 수 있으며 그 속도도 실시간이다. 핸드폰은 무선이라 전화선을 끊는다고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지금은 개방을 할 때이다. 개방만이 살 길이다. 같은 중동 국가라도 문을 열고 외국인들을 받아들이고, 외국 회사들을 받아들여 개발하고 발전하고자 하는 나라는 눈에 띄게 잘 살고 있지만, 여전히 문을 닫고 체제를 유지하기에 급급해하는 나라들은 발전의 기미가 보이질 않는다. 외국인들에게 들어가고 나가는 절차부터 수월하게 해준다면 외국인들이 돈을 들고 와서 개방과 진보의 물결을 몰고 올 수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아랍에미레이트이다. 사람들은 두바이가 나라 이름인줄 안다. 그러나 두바이는 나라이름이 아니고 아랍에미레이트 나라 안의 한 도시 이름이다. 수도도 아니다. 수도는 아부다비이고 두바이는 제 2의 도시이다. 그런 두바이가 자꾸만 언급 되고 널리 알려진 까닭은 두바이 국제공항이 들어서고 그 국제공항을 전 세계 허브공항으로 만들어 두바이를 중심으로 발전했기 때문이다. 두바이가 유명해졌다.

두바이 국제공항은 24시간 번잡하다. 두바이 공항은 중동 국가들뿐만 아니라 전 세계 공항들의 허브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두바이 공항을 통해서 중동 및 아프리카 국가들을 가기 위해 트랜짓하는 것은 물론 유럽 국가들로 전 세계로 가기 위해 트랜짓을 하는 그야말로 허브 공항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밤 12시 비행기를 타기 위해 밖에서 수속을 마치고 밤 10시가 넘어 공항 안으로 들어오면 식당이 문을 닫아 먹을 것을 먹을 수가 없다. 공항 안에 한식 식당이 있어 한국을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얼큰한 육계장이나 뭐든 한식을 먹고 떠나고 싶은데 문이 닫혀 아쉬울 때가 많다. 그러나 두바이 공항 안은 24시간 내내 문을 열고 운영을 하기 때문에 먹고 싶은대로 골라 먹기만 하면 된다. 면세점도 24시간 오픈하기 때문에 언제든지 구경하고 눈요기도 할 수 있다. 구경하다 보면 견물생심이라 물건을 사는 사람들도 많다. 완전 상술이다.

두바이는 ‘사막의 기적’으로 국제무대에서 급부상하기 시작했다. 인구가 불과 150만 명에 불과한 작은 해안도시 두바이가 세계인의 관심을 받기 시작한 것은 불과 10여년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내가 20년 전인 1991년 쿠웨이트에 살 때만 해도 두바이는 알려지지 않았던 때다. 그러나 두바이는 지난 10여 년간 국제 유가가 상승하면서 세계의 자금과 인력을 빨아들여 욱일승천했다. 기름 팔은 돈으로 세계에서 가장 화려한 호텔 7성급 호텔을 지었고, 세계에서 가장 높은 부르즈 두바이 빌딩을 지었고, 가장 넓은 인공 섬을 지었다. 사막 한가운데에 빙상 스케이트장을 만들고 사막 한가운데서 사막 사파리 관광 상품을 개발하여 전 세계 관광객들의 호주머니를 털었다. 중동 여행을 온 한국 여행객들도 오고 가다 두바이 반나절 관광을 즐겼고 신혼부부들도 이곳 두바이에 신혼여행을 올 정도였다.

이런 두바이를 보고 한국 사람들은 두바이 드림을 꿈꾸며 기업가는 물론이고 여행객들도 두바이에 대한 환상을 갖기 시작했다. 기업가들은 이곳에서 돈 벌 것을 찾아 발길이 끊이지 않게 방문했다. 근 몇 년 만에 한국식당이 열댓 개가 되었고 두바이를 방문하는 사업가들의 잠자리를 제공하고 한식을 제공하는 게스트 하우스들이 여기 저기 우후죽순으로 생겨났다. 정치인과 언론인들도 두바이를 찬양하며 두바이를 구석구석 취재하여 관광지 및 구석구석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노무현 정권도 이명박 정권도 두바이를 칭찬하였고 그 성공 비결을 배우고자 안달이었다. 이명박 대통령은 새만금을 한국의 두바이로 만들자고 할 정도로 두바이에 대한 관심을 보였다. 해마다 10%가 넘는 경제성장률을 보인 것은 경제성장에 목마른 한국인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이렇게 두바이가 비까 번쩍하게 발전하고 있을 때 반면에 문을 꼭꼭 걸어 잠근 예멘이나 이집트, 시리아 등 기타 아랍 국가들을 보면 어떤가? 이들은 잘 살 수 있는 조건이 충분히 있음에도 불구하고 진짜 못산다. 특히 예멘은 중동 국가들 중에서 가장 낙후된 나라인 것 같다. 게다가 서로 싸우고 테러를 일삼으니 국가의 발전은 앞으로 가는 것이 아니고 뒤로 가고 있다. 어떤 외국인도 자꾸 싸우고 테러가 터지고 인질로 잡히고 하여 치안이 불안정한 나라에는 가지 않을 것이다. 투자도 하지 않을 것이다. 2009년 4월에 우리 한국인 관광객이 쉬밤이라는 지역에서 4명이 폭탄 테러로 죽게 되었다. 이젠 한국인이나 다른 외국인들이 예멘에 여행을 가는 일은 당분간 없을 것이다. 외국인이 들어가지 않으면 그 나라에는 발전이 없다. 나 보다 더 똑똑하고 발전된 나라의 기술이나 사람들이 들어와야 하는데 들어오지 못하니 퇴보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집트에는 나일 강이 유유히 흐르고 있어 전국토를 촉촉이 적시어 풍요로운 농사가 가능하다. 국토도 넓고 인구도 7천만에 가까워 중동에서는 대국이라고 볼 수 있다. 대국이 될만한 조건들을 다 갖추었다. 하지만 그곳을 여행하고 온 사람들의 공통적으로 가는 곳마다 지저분함과 무질서하고 혼잡한 교통을 보고 고개를 설레설레 흔든다. 시리아는 어떤가? 유프라테스강과 티그리스강이 흐르고 있고 중부지방에는 오론테스 강이 흘러 물이 풍부해 땅도 비옥하고 농사도 풍요롭게 지을 수 있다. 그 외에 석유나 광석, 면 등 천연자원도 풍부하다. 이곳도 잘 살 수 있는 조건을 다 갖추었지만 아직도 잘 못산다. 이라크는 또 어떤가? 유프라테스강과 티스리스 강이 유유히 흐르는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발생지였다. 역사는 유구하며 현대에 와서는 검은 석유가 강처럼 흐로고 있다. 그런데도 못산다. 이들의 공통점은 체제적으로 개방이나 자유화를 하지 않고 감시와 폐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역사를 살펴보면 조선시대 대원군 때 쇄국 정책을 썼다는 기록이 있다. 서양의 문물이 들어오면 금방 나라가 나쁜 물이 들고 망하기라도 할 것 같아 문을 꼭꼭 걸어 잠그고 살았던 시절이 있었다. 이 때의 퇴보는 감히 짐작이 간다. 문을 열다 보면 부작용도 있을 수 있고 나쁜 물도 들 수도 있다. 장을 담다 보면 구더기도 생길 수 있다. 하지만 구더기 생기는 것이 무섭다면 장을 담을 수가 없다. 구더기가 생기더라도 장을 담가 장을 먹는 이득과 즐거움을 누릴 것인가 구더기 무서워 장을 담구지 않아 아예 장을 먹지 않을 것인가는 선택에 달려있다. 하지만 구더기 무서워 장을 못 담는 우를 또 다시 범하는 역사적 잘못은 저지르지 말아야 할 것이다.

가끔 왜 일본은 우리보다 한 발 앞서가 있고 왜 우리보다 조금 더 잘 살고 있는지 생각해보곤 한다. 사람들의 생김새를 보나 지리적인 조건을 보나 우리보다 조금도 더 낫을 이유가 없는 조그마한 섬나라 일본이 어떻게 경제대국을 이루어 잘 살 수 있게 되었을까 생각해보면 그들은 우리보다 더 빨리 문을 열고 서양의 문명을 받아들이고 서양과 무역을 통해 문물교류와 문화교류를 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우리도 외국의 선진화된 기술과 인력을 적극 갔다 쓰고 배워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대한민국을 만들어야겠다. 그래서 한강의 신화를 이루어가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개인이든 국가든 활짝 문을 열고 개방할 때 발전되고 잘 살 수 있다.

현재 중동에서 발발하고 있는 대중 소요 사태가 오랜 세월의 독재의 결과라고 볼 수 있다. 개방만이 살 길이다. 이제 중동이 문을 꼭꼭 걸어 잠그고 종교폐쇄, 언론폐쇄, 문화폐쇄와 같은 대원군 시절에서 문을 활짝 열어 개방의 시대를 맞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인간은 인간으로서 자유와 발전의 권리가 있다. 강력한 권력으로 독재를 하는 데만 힘을 쏟는 대신 진정으로 백성들의 인권과 자유를 존중하여 개방을 해야 한다. 이제 아랍국가의 시민들도 진정한 자유와 인권 그리고 개방된 민주주의를 진정으로 원하고 있다.


암만, 요르단에서
이 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