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07-09-09 16:23
라마단, 9월 13일부터 시작
 글쓴이 : 이지영
조회 : 1,692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에게 인질로 잡혔던 19명의 한국인 인질들이 라마단을 앞두고 풀려나지 않을까라고 기대를 가졌었다. 지금은 풀려났으니 다행이지만 풀려나기 전까지만 해도 라마단 전에는 풀려날 것이라 낙관적인 추측은 할 수 있었지만 한 치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일이라서 불안하고 피를 말리는 순간이었다. 그런데 예상대로 라마단 전에 19명의 인질들이 풀려나 고국으로 사랑하는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짚고 넘어가야 할 일도 많지만, 일단 그들이 국적이 어디냐를 떠나, 종교가 무엇이냐를 떠나, 신분이 어떠냐를 떠나 천하와도 바꿀 수 없는 고귀한 생명을 잃지 않고 살아 돌아올 수 있었다는 것은 감사한 일이다. 그리고 다행히 라마단이 가까이 있었다는 것도 감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올해의 이슬람 금식월인 라마단이 9월 13일부터 10월 12일까지 한 달 동안 계속된다. 라마단은 이슬람력의 9월을 부르는 이름으로 이슬람에서는 일년 12달 중에 가장 거룩하고 성스러운 기간이다.

그렇다면 라마단이 무엇이길래 라마단을 깃점으로 해서 한국인 인질들이 풀려날 수도 있다는 희망을 갖을 수 있었는가? 그리고 실제로 풀려나 돌아올 수 있었는가?

올해 2007년의 라마단은 9월 13일 정도에 시작된다. 정확히 13일이라고 단정 지을 수 없는 것은 해마다 각 나라에서 권위 있는 종교 지도자나 단체가 초승달을 관측해서 날을 정하기 때문에 날짜가 예정했던 것보다 하루 정도 차이가 날 수 있으며, 같은 이슬람 중동이나 아프리카 국가들이라 할지라도 하루 정도 차이가 난다.

라마단이란 이름은 이슬람력의 9번째 달, 즉 9월을 부르는 이름으로 (각 달마다 부르는 이름이 있다), 거룩한 달 라마단으로 부르고 있다 (Holy Month Ramadan). 이슬람력은 태음력이면서도 윤달이 없어서 라마단이 돌아오는 날짜는 매년 조금씩 당겨져 20년쯤 지나면 계절이 한 번 바뀌게 된다. 내가 처음 1991년에 쿠웨이트에 왔을 때는 라마단이 가장 뜨겁고 더운 8월이었다. 그래서 기온이 가장 높고 건조하고 해는 빨리 뜨고 늦게 지기 때문에 금식을 하는 사람들이 고통스러워하는 모습들을 보았다. 그런데 19년이 지난 올 해는 라마단이 9월 중순이다. 내년이나 내 후년쯤이면 점점 앞당겨져, 정확히 20년이 지나면 8월에 라마단이 돌아와 여름, 가을, 겨울, 가을을 거쳐 다시 똑같은 계절 여름으로 돌아오는 것이다.

무슬림들에게는 반드시 지켜야만 신자로서 인정을 받아 천국에 갈 수 있는 다섯 가지 계명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이 라마단이라는 금식월 조항이다.

그럼 왜 라마단이 12달 중에서 가장 거룩하고 성스럽고 위대한 달로 불리워지는가? 그것은 라마단에 이슬람의 창시자 모함마드가 최초로 코란을 계시 받은 달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라마단 달에 모함마드가 바드르 전투에서 적군들을 이긴 첫 승리를 거둔 기쁨의 달이기도 하다기 때문이다.

코란에서는 라마단 기간 동안 모든 무슬림들에게 아침 해뜰 때부터 저녁 해질 때까지 밥은 물론이고 물조차 마셔서는 안 된다고 말하고 있다. 만약 조금이라도 무엇을 먹으면 천국에 들어가지 못하고, 벌을 받아 지옥에 떨어진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모든 무슬림들이 그렇게 애써 금식을 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일부 극단적인 무슬림들은 침을 삼키는 것까지도 삼간다고 한다. 침이 나와 입안에 고이면 벧어 낸다고 한다.

라마단 기간에는 금식만 하는 것이 아니라 특별히 코란을 더 읽고 기도를 많이 하면서 알라를 경배하는 경배와 신앙의 달이기도 하다. 이 기간 동안 금식을 하면서 코란을 읽으면 그 읽은 글자 하나 하나가 평상시에 착한 일을 열 번 한 것으로 간주된다고 하니 얼마나 축복된 달인가? 금식을 통해 먹고 사는 것보다 알라의 은혜를 더 많이 기억한다. 그리고 이 기간에는 금식을 하다보면 배도 고프고 많이 힘이 드는데, 금식을 하면서 배고프고 어려운 이웃들을 더 많이 생각하게 되고 그래서 불우하고 가난한 이웃에게 사랑과 자선을 베풀기도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